[Movie & Drama]/내맘대로 영화&드라마 Comment

"호우시절(A Good Rain Knows, 好雨時節, 2009)" 수채화 같은 서정적인 로맨스

조니(Johnny) 2021. 11. 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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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영화를 좋아하는 한 명의 관객인 블로그 주인장의 주관적인 의견이자 생각임을 알려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 멜로 수작을 만들어낸 '허진호'감독의 또 다른 감수성 있는 멜로 영화 <호우시절(A Good Rain Knows, 好雨時節, 2009)>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판다가 가장 많이 살고, <삼국지>의 촉나라의 수도로 잘 알려진 중국의 청두를 배경으로,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서 감동적인 멜로를 보여주었던 정우성 배우가 '동하'역을, 시원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중국 여배우 고원원이 '메이'역으로 출연해 우연히 재회한 남녀 간의 설렘을 매력적으로 잘 살려낸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사운드트랙과 함께 롱테이크로 촬영된 영상미가 돋보였습니다. 그럼 본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장르 : 로맨스, 멜로 / 상영시간 : 100분

건설 중장비회사 팀장 '박동하', 중국 출장 첫날, 우연히 관광 가이드를 하고 있는 미국 유학 시절 친구 '메이'와 기적처럼 재회한다. 낯설음도 잠시, 둘은 금세 그 시절로 돌아간다. 키스도 했었고, 자전거를 가르쳐 주었다는 '동하'와 키스는커녕, 자전거는 탈 줄도 모른다는 '메이'. 같은 시간에 대한 다른 기억을 떠 올리는 사이 둘은 점점 가까워지고 이별 직전, '동하'는 귀국을 하루 늦춘다. 너무나 소중한 하루. 첫 데이트, 첫 키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 첫사랑의 느낌. 이 사랑은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처럼 시절을 알고 온 걸까? 이번엔 잡을 수 있을까?



[ 주요 출연진 ]


이런 분들께 추천한다

"멜로 장인 '허진호' 감독의 작품"

"따뜻한 색채가 매력적인 영화"

"연애하고 싶게 만드는 설렘이 담긴 영화"


이런 분들께 비추한다

"너무 담백한 스토리"


🌿
호우시절(好雨時節) 의미


두보초당

  '호우시절'은 '두보초당'에 거주했던 중국 당나라의 시인 '두보'의 '춘야희우(春夜喜雨)'라는 시의 첫 구절인 '호우지시절(好雨知時節)'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한다.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는 '호우시절'의 뜻에서 '사랑에도 때가 있다'는 의미를 표현하려 했다는 게 허진호 감독의 생각이다. 


🧡
내 맘대로 감상평


정우성, 고원원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호우시절>이 지닌 따뜻한 매력은 지금 감상해도 향기가 나는 작품이었다. 사실, 어린 시절 "영화는 터지고 부수고 스펙터클 해야지 영화지"라며 상업 오락영화에 심취해있었던 나로서, 2009년 영화관에서 우연히 관람한 이 작품은, 영화를 보는 것에 있어서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얼마나 임팩트가 있었으면, 중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청두의 '두보초당'에 방문해 영화 장면들을 생각하며 오랜 시간을 걸어 다녔던 적도 있다(물론, 영화는 영화... 현실세계의 '두보초당'은 그저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관광지였다).

둘만의 데이트

  스토리만 바라보자면 솔직히 다채롭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아름답고 담백한 허진호 감독의 연출은 영화를 보는 내내 나를 미소 짓게 만들었고, 2008년 중국 쓰촨 대지진 참사와 연계한 자연스러운 뒷 사연은 스토리를 더욱 현실적으로 느끼고 공감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더불어, 출장이란 짧은 시간, 우연한 재회, 옛 연인, 추억 등 사랑의 설렘을 자극할 수 있는 설정과 장치들은 관객들의 감수성을 흔들기에 충분했던 영리한 연출이지 않았나 싶다. 

눈치없이 자리에낀 지사장

  남녀 주인공이 해외에서 유학시절 만났던 사이라는 설정이라 한국어 또는 중국어가 아닌 영어로 둘이 소통하는 설정인데, 어색한 발음이지만 이런 설정으로 인해 둘 사이의 관계가 때론 순수하게 때론 도발적으로 표현되면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한국영화라는 특성상 배우 '정우성'이 부각되었지만 실질적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아픔을 간직했지만 강한 모습을 가진 '메이' 역을 잘 소화해낸  '고원원'이란 중국 여배우의 연기가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특히, 마지막 '노란 자전거' 페달을 밟는 밝은 그녀의 모습은 그녀의 마음이 회복되고 있다는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기에 기억에 남았다.

(좌) 비를 피하는 두사람, (우) 자전거를 타보는 메이

  아무래도 영화가 워낙 잔잔해 재미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제목이 시 구절에서 따온 것처럼 한 편의 시를 읽는 듯 은은한 매력을 보여주었던 웰메이드 멜로 영화라고 생각하며 추천하는 바이다. 

 

내 맘대로 점수는 8.5 / 10 점


▼ <호우시절> 예고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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